천지개벽. 하늘과 땅이 뒤집어질 정도의 큰 변화를 말합니다. 부동산 시장에선 1970년대 논과 뻘이던 강남이 커다란 도시로 변신했을 때 이 말이 가장 많이 쓰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천지개벽'이란 말이 어울리는 곳이 또 있습니다. 바로 경기도 광명입니다.
과거 시흥군의 작은 자연 촌락에 불과했던 광명시 철산동 일대는 1980년대 초반 대규모 주공 아파트 단지가 건설되며 서울 위성도시의 모습을 형성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노후된 도심으로 전락했는데요. 최근 천지개벽할 재건축 재개발 사업을 통해 또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울 변방 위성도시에서 경기도 핵심지 중 하나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광명시, 그리고 철산동. 답사하며 철산동 일대의 현재를 알아보고, 미래를 조망했습니다.
철산동 개요
- 인구 : 50,730명
- 행정동 : 철산1동, 철산2동, 철산3동, 철산4동
- 매매 평당 가격 : 2,830만 원
- 전세가율 : 60%
철산동 교통
광명시엔 지하철 1개의 노선이 지납니다. 그 1개의 노선은 지하철 7호선으로 광명시 중심인 철산동을 통과하는데요. 이 지하철이 현재 철산동의 입지적 가치를 높여준 가장 중요한 요소라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강남 업무 지구(GBD)와 직결되는 핵심 노선이기 때문.
철산동 일자리
철산동은 서울 베드타운의 성격이 강해서 자체적인 일자리는 없습니다. 다만 광명의 중심인 만큼 시청, 법원, 경찰서 등 관련 행정 기관이 밀집되어 있습니다. 또 디지털로를 따라 철산대교 하나만 건너면 일자리 밀집 지역 중 하나인 가산디지털단지에 접근할 수 있는데요. 교통 체증은 극심한 곳입니다.
철산동 학군
지난 번 같은 지하철 7호선이 지나는 신길뉴타운, 상도동을 답사하며 단점으로 부족한 고등학교 학군을 확인했습니다. 학령 인구를 고려해 만든 계획 도시가 아닌 재개발 지역의 한계일 것입니다. 그러나 철산동은 다릅니다. 1980년대 생긴 계획 도시로 초,중,고 학군이 잘 형성되어 있습니다.
학군의 중요한 요소인 학원가도 갖추고 있습니다. 학원가도 1기 신도시 등 오래된 도심에서 시간이 지나며 형성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철산동 학원가는 분당, 일산, 평촌 등 1기 신도시 내 대규모 학원가 정도는 아니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인 것도 맞습니다.
철산동 인프라(상권, 문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철산동은 광명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광명시청, 광명결찰서, 광명법원 모든 행정 인프라가 집결되어 있습니다. 광명시민운동장, 광명시민회관 등 문화 인프라도 있고, 중형 종합병원인 광명성애병원도 철산동 내 위치해 있습니다.
또 철산역 인근으론 학원가와 함께 로데오거리 상권도 형성되어 있습니다. 다만 일반 상권보다 유흥 상권의 성격이 강합니다. 이 지역을 답사했을 때 유흥 주점, 마사지샵, 나이트 등 많은 유흥 관련 상권이 즐비했습니다. 자녀를 키우는 입장에서 좋은 환경이라 보긴 어려워 보입니다.
철산동 자연 환경
철산동은 계획 도시지만 아쉽게도 도심 내 녹지 공간은 거의 없습니다. 일산, 분당 등 1기 신도시와 다른 점입니다. 만약 철산동을 따라 옆에 안양천이 흐릅니다. 덕분에 철산동 주민뿐만 아니라 광명시민들의 좋은 휴식처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철산역 아래에 광덕산 근린공원도 있습니다.
철산동 호재(미래 가치)
철산동 호재는 '천지개벽' 한 단어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980년대 지어진 철산주공아파트는 무려 11개의 단지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재건축된 단지는 저층 아파트인 1단지, 2단지, 3단지, 4단지, 7단지, 8단지, 9단지, 10단지, 11단지. 고층 아파트인 나머지 12단지, 13단지도 재건축 진행 중으로 사실상 철산동 주공 아파트 전체가 싹 신축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입니다.
소규모 재정비 사업과 대규모 재정비 사업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소규모로 진행되면 그 구역 혹은 아파트 단지만 신축으로 변할 뿐 주변은 변하기 힘듭니다. 그러나 대규모로 진행하면 주거 환경, 의료, 문화, 상권, 학군 등 지역 전체의 정주 여권이 개선되는 이점이 있습니다.
철산동 아파트
철산동은 주공 아파트 등 이미 재건축된 신축 아파트, 기존 주공 아파트 2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철산동 남쪽을 시작으로 북쪽을 향해 답사하며 아파트 단지들을 함께 확인했습니다. (*도덕산 인근은 답사하지 못해 제외했습니다)
1. 철산주공 12단지
- 세대 : 1,800세대
- 입주 시기 : 1986년
- 평당 가격 : 3,510만 원
- 특징 : 철산동 역세권에 위치한 고층 주공 아파트. 재건축 후 신축 아파트로 변모하면 철산동 대장 아파트 중 하나가 예상된다.
2. 철산푸르지오하늘채
- 세대 : 1,264세대
- 입주 시기 : 2010년
- 평당 가격 : 3,960만 원
- 특징 : 철산주공 2단지 재건축 아파트
3. 철산센트럴푸르지오
- 세대 : 798세대
- 입주 시기 : 2021년
- 평당 가격 : 4,015만 원
- 특징 : 철산주공 4단지 재건축 아파트
4. 철산래미안자이
- 세대 : 2,072세대
- 입주 시기 : 2009년
- 평당 가격 : 3,570만 원
- 특징 : 철산주공 3단지 재건축 아파트
5. 철산한신
- 세대 : 1,568세대
- 입주 시기 : 1992년
- 평당 가격 : 2,160만 원
- 특징 : 안앙천과 인접한 고층 구축 아파트. 재건축이 쉽지 않아 인근 재건축을 진행 중인 86년식 철산주공 대비 평당 가격이 1천만 원 이상 차이난다.
6. 철산주공 13단지
- 세대 : 2,460세대
- 입주 시기 : 1986년
- 평당 가격 : 3,170만 원
- 특징 : 12단지와 함께 향후 광명 대장이 예상되는 재건축 진행 아파트. 초품아 및 중고교가 인접해서 12단지보다 학교 접근성이 조금 더 좋다.
7. 철산롯데캐슬&SK뷰 클레스티지
- 세대 : 1,313세대
- 입주 시기 : 2022년
- 평당 가격 : 4,320만 원
- 특징 : 철산주공 7단지 재건축 아파트
8.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 세대 : 1,490대
- 입주 시기 : 2026년
- 평당 가격 : 3,980만 원(분양권)
- 특징 : 철산주공 10. 11단지 재건축 아파트
8. 철산자이 브리에르
- 세대 : 3,084대
- 입주 시기 : 2025년
- 평당 가격 : 3,720만 원(분양권)
- 특징 : 철산주공 8, 9단지 재건축 아파트. 철산동 아파트 중 가장 대단지.
9. KBS우성아파트
- 세대 : 900대
- 입주 시기 : 1990년
- 평당 가격 : 2,220만 원
- 특징 : 현재 정밀안전진단 통과. 재건축 진행이 쉽지 않고 철산역과 멀어 비교적 시세는 낮은 편.
10. 광복현대아파트
- 세대 :810대
- 입주 시기 : 1998년
- 평당 가격 : 2,030만 원
- 특징 : 1972년 광복아파트 재건축. 당시 국가 유공자를 대상으로 주택을 분양해서 '광복'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11. 두산위브
- 세대 :900대
- 입주 시기 : 2007년
- 평당 가격 : 2,180만 원
- 특징 : 초중고 모두 인접한 준신축 아파트
12. 광명자이더샵포레나
- 세대 :3,585대
- 입주 시기 : 2025년
- 평당 가격 : 3,030만 원
- 특징 : 광명 재개발 1구역
종합 평가
지금까지 광명시 철산동 일대를 답사했습니다. 현재 철산동은 크진 않지만 알찬 학군 및 상권 인프라가 갖춰져 있습니다. 여기에 유일한 단점이던 노후된 주택이 재정비 사업으로 모두 신축으로 변모했고 서울과 연결되는 지하철 7호선 덕분에 입지적 가치와 시세 모두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짚어볼 현상이 있습니다. 철산동 입지가 우수한 이유는 서울 접근성에 있는데요. 서울과 가까워 시세가 오르더니 이제는 오히려 서울의 시세를 역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일까요?
이미 광명시 아파트 시세는 인근 서울 금천구, 구로구 시세보다 비쌉니다. 금천구, 구로구 사는 분의 "저 광명 근처 살아요"라는 말은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또 철산동은 같은 7호선이 지나는 동작구 신길동, 상도동 시세의 턱 밑까지 따라가고 있죠.
광명동 철산동 일대는 '입지'라는 불변의 가치가 '재건축'이라는 역동적 변화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 대표적 사례라 생각합니다. 실제 철산동을 답사하며 정주 여건은 웬만한 서울 역세권 지역 못지 않다는 느낌을 받곤 했습니다. 여기에 활발한 재정비 사업으로 투자 수요까지 유입되니 시세에 날개를 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서울보다 비싼 철산동 시세에 대해서 그럴 수 있다 VS 거품이다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그럴 수 있다는 입장도 있지만 '이 돈이면?' 생각도 하게 되는데요. 여러분은 철산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교통 : ★★★★☆
- 일자리 : ★★★☆☆
- 학군 : ★★★★☆
- 인프라 : ★★★★☆
- 자연환경 : ★★★☆☆
당근 유일 답사 모임 '입지의신'에서 함께 입지의 신이 될 회원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2주 1회 주말 오전 함께 답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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